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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조사 성과로 본 청주 송절동·문암동 제철유적의 성격

  • 저자 : 정경화
  • 학회지 정보 : 2025년 12월 1호
  • 페이지 : 88 ~ 109

청주 송절동·문암동 제철유적은 미호강 일원에 형성된 충적대지와 구릉 말단부에 조성된 마한의 철기생산 공방이다. 유적에서는 제련로와 정련로, 단야로 등의 다양한 공정의 제철로와 함께 원삼국시대 주거와 분묘가 광범위하게 조사되어 철기생산을 비롯한 당시의 문화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제철조업은 2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개시되어 3세기 중엽까지 이루어지다가 3세기 후엽부터 서서히 생산량이 축소되며 점차 단절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업에 필요한 원료 철광석은 유적에서 약 20km 이상 이격된 원거리에서 수로와 육로 운송을 통해 공급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며, 연료로 사용된 목탄은 비교적 가까운 10km 거리 이내의 숯가마에서 공급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철로는 제련에서 (괴련철)정련, 단련단조에 이르는 모든 노가 조성되었고, 이와 더불어 부산물을 폐기하는 폐기장도 광범위하게 조성되었다. 체계적인 제철공정이 이루어졌으며 제련로는 충주 칠금동 392-5번지 유적과 구조적으로 동일한 양상이 확인되며, 방사성탄소연대 또한 2~3세기 범위로 측정되었다. 정련로는 제련로와 별도로 구분되어 축조되었고, 중구경 송풍관을 사용하는 지하식 구조이다. 제련로에서 생산된 철괴를 재가열하여 불순물을 제거함과 동시에 일정 형태를 갖추기 위한 단타작업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주 송절동·문암동 제철유적은 2세기 무렵 마한의 제철공방이 조성되기 이전부터 진변한 지역과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당시의 이러한 여건들이 제철공방 형성에 큰 동인이 되었을 것이다. 아울러 조업에 관여한 집단은 송절동·문암동 유적과 미호강 유역 일대에 분포하는 합장 목관(곽)묘와 같은 서북한계 묘제가 다수 분포하는 점으로 보아 서북한(낙랑)에 기원을 둔 집단이 마한 사회에 동화되어 조업을 주도해 나갔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