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철기~원삼국기 한반도 남부지역의 철기문화는 단순히 외래 문물의 일방적인 유입이 아니라, 각 시기와 지역에 따라 철기의 등장과 확산, 그리고 그에 대한 지역사회의 능동적인 수용과 변용을 통해 다채로운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초기철기시기에는 주로 금강과 만경강 유역을 중심으로 주조철기류가 출토된다. 이러한 철기문화는 연나라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해석되거나 고조선이 연과 한(漢)의 철기문화를 중개하는 역할을 했다는 관점에서 이해되고 있다.
원삼국 전기에는 철기의 양적 증가와 기종의 다양화가 본격화되며, 특히 영남지역이 철기 생산과 유통의 핵심 공간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기존의 낙랑군을 통한 한계 철기문화의 일방적 유입이라는 설명에서 벗어나, 고조선이나 위만조선의 매개적 역할과 더불어 영남지역 내부에서 독자적으로 형성된 철기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호서·호남·중부내륙 등 비영남지역은 그동안 철기문화의 공백지로 간주되었으나, 최근의 발굴 성과를 통해 이들 지역에서도 철기유물이 다수 확인되고 있어, 철기문화 연구의 지평이 확대되고 있다.
원삼국 후기에 들어서면 철기문화는 남부지역 전역으로 확대되며, 각 지역별로 독자적 특성이 뚜렷해 진다. 또한 경기·충청권의 주구토광묘 문화권과 영남권의 대형 목곽묘 문화권 사이에서는 철기를 매개로 한 광범위한 원거리 교역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중부내륙 및 동해안에서는 중도문화의 확산과 함께 상기의 철기문화와는 차별화된 독자적 철기문화가 확인된다. 그리고 철기의 생산과 유통 양상에 있어서도 지역적 특수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처럼 한반도 남부지역 철기문화는 단순히 선진지역의 영향을 일방적으로 수용한 결과가 아니라, 각 지역 세력들이 자신들의 사회적 조건과 필요에 따라 철기를 능동적으로 수용한 결과로 이해된다. 향후 연구는 철기문화의 도입 및 정착 과정을 수용자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동아시아 각 지역 철기문화와의 비교를 통해 그 보편성과 특수성을 밝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